고양이 중에는 함께 사는 개의 밥그릇을 호시탐탐 노리는 녀석들이 많습니다. 한두 끼는 괜찮지만 장기적으로 먹으면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고양이에게 강아지 사료 주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고양이에게 개사료 주면 안 되는 이유
두 종의 사료 모양이 비슷하여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것을 먹는 걸 보고도 그냥 지나치기도 하고 심지어 유기묘에게 개 먹이를 주는 분도 계시는데, 이는 앞서 말했듯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해요.
그 이유는 고양이와 강아지는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사료는 당연히 그것을 먹을 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넣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다른 종의 것을 먹게 되면 영양소 결핍이나 과잉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함께 사는 반려견 반려묘 먹이를 철저하게 분리해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량만 먹어도 냥이에게 치명적인 애견용 먹이도 있는데, 반건조 사료가 그렇습니다. 애견 간식과 함께 이런 반건조 애견용 음식들에는 곰팡이 증식을 막기 위해 프로필렌 글라이콜이라는 성분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소량만으로도 고양이들에게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정리해보면, 냥이 밥이 떨어져 굶겨야 하는 상황에서 한두 끼 정도의 애견용 건사료 급여는 제한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급여하는 것은 절대 안 되며, 반건조 상태로 나온 애견용 먹이나 간식은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개 고양이 사료 차이, 뭐가 다를까?
1. 단백질
냥이는 댕댕이들보다 더 높은 단백질이 요구됩니다. 당연히 사료의 단백질 함량에도 차이를 보이는데요,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자료에 따르면 요구되는 최소 단백질 비중이 개 18%, 고양이 26% 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성견과 성묘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보다 더 높은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아기 고양이가 애견용 먹이를 계속 먹을 경우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개 사료 중에는 식물성 단백질이 첨가된 것도 많은데, 육식성 동물에게는 절대 이상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 타우린
냥이는 스스로 몸에서 합성해낼 수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가 댕댕이들보다 적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것들은 음식을 통해서 채워야 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영양소가 바로 '타우린'입니다.
타우린은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성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데요. 개는 체내에서 합성되어 따로 챙겨 먹을 필요가 없는 반면, 냥이들은 음식을 통해 꼭 보충해야만 하는 영양소입니다. 그런 면에서 길냥이들이 쥐 나 새를 잡아먹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행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살코기에 많이 들어있는 타우린을 보충하기 위해 쥐와 새 사냥을 하는 것이지요.
고양이 타우린 결핍 증상, 질병
타우린은 피로 해소와 혈액순환을 돕고, 심장 근육 기능과 뇌 발달, 시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미국사료관리협회(ACCFO)에서 말하는 고양이 생존을 위한 타우린 최저치는 사료 1kg당 1,000mg인데요. 냥이가 타우린이 부족한 반려견용 음식을 장기간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 증상은 눈과 심장, 간, 생식기능의 이상 등입니다.
망막 위축으로 인해 시력 저하와 실명이 올 수 있고, 간 해독에 이상이 따르기도 하며, 확장성 심근병증과 같은 심장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혈액순환 장애 문제까지 가세되면 여러 장기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쳐 치명적인 상황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임신한 상태에서 지속적인 타우린 결핍 상태에 놓인다면, 미성숙한 아기 냥이를 낳거나 사산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아기를 가진 냥이와 반려견이 함께 사는 집에서는 특히 잘 챙기셔야 합니다.
강아지 사료 고양이 먹어도 되나요?
3. 탄수화물
알레르기가 있는 댕댕이들을 위한 그레인 프리 제품들도 나오지만 강아지 사료에는 대부분 탄수화물이 첨가되어 있습니다. 탄수화물 비율이 20% 정도인 것이 고급에 속할 정도로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데요. 알갱이 모양을 잡기도 좋고 원가 절감도 할 수 있어서 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 냥이용 사료에는 탄수화물이 안 들어있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탄수화물을 최소한만 먹는 것이 좋으므로 냥이 먹이를 살 때 10-20%대로 탄수화물 함량이 낮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이런 이유로 개 사료를 먹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냥이들은 침에 아밀라아제 소화효소도 없고, 곡물에 대한 소화 능력 자체가 낮기 때문에 곡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잘못 먹으면 탈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4. 비타민 A
개들은 사람처럼 녹황색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베타카로틴을 흡수하면 몸에서 비타민D로 전환이 되는 반면,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통해 채워야 하는데요. 개 사료에는 비타민A가 들어있는 것도 있고 들어있지 않은 것도 있는데, 들어있다고 해도 냥이들에게 필요한 양보다 턱없이 부족한 정도만 들어있습니다.
또한 비타민 A나 오메가 3 지방산 등의 필수 영양소가 식물성 식재료로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체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효소가 없는 육식동물에게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비타민 A가 결핍되면, 근육이 약해지고 피부와 털이 거칠어지며, 시력 저하와 신경계의 여러 문제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묘가 함께 사는 댕댕이의 먹이를 자주 탐하지 않는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필수 지방산
음식에서 얻어야 하는 필수 지방산도 다릅니다. 일례로 아라키돈산이라는 지방산을 들 수 있는데요. 이것은 반려묘들에게 꼭 필요한 지방산이지만, 개 사료에는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다고 해요.
개들은 이것을 체내에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필수적으로 꼭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다른 종의 먹이를 먹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고양이 사료 강아지 먹어도 되나요
역시 좋지 않습니다. 개의 먹이에 비해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은 냥이 음식을 개가 계속 먹을 경우 설사, 구토, 췌장염과 함께 비만의 위험이 커지게 되는데요. 특히 단백질 함량이 더 높은 아기 고양이 사료는 더욱 주의해야만 합니다.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만 하는 신장병이나 간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이 먹는다면 문제가 더욱 커지겠지요.
단백질 함량 외에도 비타민D와 구리 함량의 차이도 문제가 됩니다. 개들은 고양이보다 이 두 가지 영양소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데, 냥이용 먹이에는 아주 심각할 정도로 적게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견이 냥이 음식을 과하게 먹을 경우에 다리가 휘는 증상이 올 수도 있다고 하니, 반려견 반려묘를 한집에서 키우는 경우에는 필히 음식을 구분해서 주셔야 합니다.
먹이를 따로 주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개들은 식사를 제공하고 지켜보고 있다가 다 먹은 후에 바로 치워버리면 되고, 하루에 여러 번 나눠먹는 습성이 있는 냥이들은 강아지들이 오르지 못하는 캣타워, 선반, 싱크대 위 등과 같은 높은 곳에 음식을 놔두면 됩니다.
마무리
고양이에게 개사료 주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았습니다. 혹시 지금껏 남의 밥이 더 맛있어 보여서 탐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귀엽게 봐오셨다면, 이제부터라도 철저하게 분리해 주세요.
사람은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우리 반려동물들은 사료 위주의 식사를 하기 때문에, 잘못된 먹거리를 제공하면 나중에 건강상의 문제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니까요. 소중한 친구들의 건강을 위해 꼭 분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강아지 풀 뜯어먹는 이유, 풀 먹는 강아지 위험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