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에 쫓겨서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하고 집을 계약했다가 이사 나올 때까지 고생한 적 없으신가요? 전세라면 한두 달 살 것도 아니고 1-2년은 살아야 할 공간이기에 집을 보러 다닐 때부터 여러 부분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이제 막 독립한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경험이 부족해서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요. 집 구할 때 어떤 부분을 잘 살펴봐야 하는지, 계약하기 전 꼭 살펴봐야 할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1. 집 구할때 필요한 체크리스트 10가지
2.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났다면?
3. 결론
집 구할때 필요한 체크리스트 10가지
방향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이 있거나 건강관리가 필요한 어르신, 또는 아이가 있는 경우, 우울감이 많은 사람이 생활할 곳이라면 특히나 채광이 좋아 전체적으로 밝은 기운이 도는 집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집은 남향이 좋다고 하는데요. 제가 겪어보니 햇빛이 실내에 오래 들어오는 남서향 집도 좋았습니다. 화초 키우는 것을 취미로 하는 분이라면 남서향을 추천합니다. 동향은 햇빛이 너무 일찍 저버려서 낮에 숙면을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남향이나 남서향, 혹은 남동향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개인 취향에 따라서 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창문
창문이 잘 열고 닫히는지, 새시에 문제가 없는지, 방충망은 잘 되어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창문 밖 주변 상황도 꼭 확인하세요. 옆집 담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다면 채광이나 환기에 취약할 것입니다.
답답한 것도 싫지만 햇빛과 바람이 잘 들지 않으면 장마철에 실내에 곰팡이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이 부분은 잘 보셔야 합니다. 두껍고 튼튼한 새시의 큰 통창, 그리고 확 트인 전경이라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창문을 보면서 집 주변에 어떤 건물이 있는지 빠르게 스캔하세요. 아파트라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일반 주택이라면 꼭 확인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혐오시설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인근에 고깃집이 있으면 밤새 시끄럽고 고기 탄내가 계속 날 수 있으니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전신주가 가깝게 붙어있지는 않은 지, 핸드폰 기지국이 가까이 있지는 않은 지도 살펴보세요.
수압과 배수상태
샤워를 하거나 주방일을 하는데 물이 시원스럽게 나오지 않는 것만큼 답답한 것도 없지요. 맘에 드는 집이라면 필히 세면대, 개수대, 샤워기, 변기의 물을 다 틀어보셔서 수압이 좋은지 확인해 보세요. 수도를 동시에 틀었을 때 약간 수압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해진다면 아주 불편할 겁니다. 그리고 물을 틀었을 때 세면대 아래쪽에서 물이 새거나 배수구에서 역류하지는 않은 지도 살펴보세요.
난방, 온수
보일러는 교체한 지 10년이 지나면 아주 많이 노후된 것이기 때문에 이사하자마자 수리를 하거나 교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보일러 교체는 언제 했는지, 그리고 가동했을 때에 온수와 난방은 문제없이 잘 되는지 꼭 확인해 보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천장, 모퉁이 벽지 곰팡이
벽지에 곰팡이가 피었거나 누수의 흔적은 없는지 빠르게 살펴보세요. 특히 천장과 방의 모서리 부분을 보셔야 하는데 아파트라도 구축이고 끝 호수일 경우에는 유심히 잘 보셔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결로가 잘 생길 수 있으므로 벽지나 창문도 슬쩍 한번 만져보시고 축축한 느낌이 들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녹물
수도마다 녹물을 제거하는 필터가 달려있는 곳이라면 녹물이 나오는 곳일 가능성이 큽니다. 구축에는 이런 곳이 의외로 많은데요. 필터로 거르면 된다고 하겠지만 물을 사용할 때마다 걱정되지 않을까요? 필터로 100% 걸러지는지 확인할 수도 없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녹물이 나오는 곳은 아쉽더라도 패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옵션
요즘은 좋은 옵션이 준비되어 있는 집들도 많습니다. 특히 학생들이나 이제 막 독립하는 분들에겐 아주 유용할 텐데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인덕션, 빌트인 옷장, 도어록 등 본인이 필요한 것들이 옵션 목록에 있는지 알아보세요.
복도
집을 나오면서 복도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옆집 물건이 많이 나와있지는 않은지, 나와있다면 어떤 물건인지... 그것만 보아도 어떤 이웃인지가 감이 올 겁니다. 또 어린 자녀가 있는 집도 바로 알 수가 있겠지요. 혹여나 조용히 집에서 작업하셔야 하는 분이라면 이런 부분은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나 생활쓰레기를 복도에 내놓는 집, 현관문을 열어놓고 사는 집이 이웃이라면 이런 곳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주변 시설
부동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변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도 유심히 둘러보세요.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 나에게 유용한 곳이 있는지 보시면서, 혐오시설은 없는지도 눈여겨보세요. 주택이 밀집해 있는 곳인데도 주변에 숙박업소가 모여있는 곳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이런 동네는 별로 좋지 않겠지요.
주차공간
자가용이 있으신 분은 주차공간이 어떠한 지도 알아보세요. 아파트라면 1가구당 차 2대부터 추가금액이 있는지, 주택이라면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이나 공영주차장이 인근에 있는지 알아보세요. 집은 마음에 들지만 퇴근할 때마다 주차할 곳을 찾아 동네를 서너 바퀴씩 돌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났다면?
융자가 있는 집인지 확인해 보세요. 융자가 없는 곳으로 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꼭 들어가야 하는 경우라면 위험부담이 얼마큼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증금이 시세보다 다소 높으면서 융자 금액도 많은 집이라면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보증금과 융자 금액의 합이 현재 집의 가치보다 높을 경우라면 무조건 계약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 카페에 가입해서 자료들을 찾아보세요. 지역에 사는 젊은 엄마들의 공간이라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불만 위주의 글들로 검색해 보시면 어떤 동네인지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도심을 벗어난 곳이라면 특히 인근에 축사가 있는지도 알아보세요. 바람을 타고 냄새가 들어와 창문을 늘 닫고 지낼 수도 있거든요. 또한 송전탑이 인근이 서있지는 않은지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도를 검색해보시면 인근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인근에 유흥업소와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십시오.
모든 것이 맘에 든다면 계약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집에 방문하여서 다시 한번 살펴보세요. 채광이 잘 드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퇴근 후에 가는 것보다 햇빛이 드는 오후 시간이 좋습니다. 하지만 층간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퇴근 후의 시간이 좋겠지요. 지난번 방문에서 놓쳤던 부분을 생각해보시고 두 번째 방문할 시간을 정하면 될 것입니다.
계약하기 전에 꼼꼼히 따져서 미리 조율해야 합니다. 장판이나 벽지가 너무 더럽다면 집주인이 교체해줄 수 있는지 미리 상의하고, 서로가 원하는 조건들이 있을 경우에는 부동산을 통해 미리 상의하여 계약서에 작성하도록 합니다.
결론
집구할때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알아보았습니다. 요즘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막상 집 보러 가면 이것저것 따지기도 사실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아무 집이나 계약했다가는 두고두고 고생할 수가 있기 때문에 체크리스트를 적어가셔서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좋겠습니다. 친구 찬스를 이용하셔서 여럿이 보시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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