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는 무침, 소박이, 냉채, 샐러드 등 활용도가 높은 인기 식재료다. 수분이 많고 칼로리가 낮아 등산 시 수분 보충용 그리고 다이어트용 식품으로도 자주 이용된다.
그런데 방금 사 온 오이가 인상이 찌푸려질 만큼 쓸 때가 있다. 오이가 쓴 이유가 무엇일까? 상한 것은 아닐까? 맛이 쓴 오이의 원인을 알아보고 먹을 때 주의사항과 쓴맛 제거 방법, 요리법 등을 정리해 본다.
오이가 쓴 이유
오이가 쓴 이유는 큐커바이타신 또는 쿠쿠르비타신(cucurbitacin)이라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물질 때문이다. 이는 초식동물이나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독성분으로 일종의 방어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쿠쿠르비타신은 오이뿐 아니라 참외, 호박, 애호박, 멜론, 수박, 여주 등과 같은 박과 식물에 존재하는데, 설익었을 때 강한 쓴 맛을 내고 익어갈수록 쓴 맛이 덜해진다.
보통 완전히 다 익었을 때는 쓴 맛이 거의 나지 않는 게 정상인데 다 익었음에도 거부감이 들 정도로 써지는 것은 바로 여름철의 수분 부족, 가뭄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주로 쓴 맛은 양쪽 꼭지 주변에 집중되어 있는데 심해지면 과육 전체로 퍼지게 된다.
맛이 쓴 오이 먹어도 될까?
먹어도 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이의 쓴 맛은 면역력을 높이며 항염, 항암, 항종양 효능이 있고 소화를 돕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쿠쿠르비타신은 많이 먹으면 독성으로 작용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발현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구토, 설사, 두통, 위경련 등이 있다.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탈모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충격적인 것은 드물지만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호박 스튜를 먹은 후 쿠쿠르 비타신 중독이 원인이 되어 사망 사고까지 일어난 적이 있었다. 쓴 맛이 난다면 되도록 먹지 않거나 조금만 먹어야 한다. 적당량의 기준은 없으나 한 개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맛이 쓰지 않은 오이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쉽지만 구별 방법은 없다. 단 경험상 색이 밝고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것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쓴 오이 요리법
쓴 맛은 꼭지와 밑동에 집중적으로 포진되어 있다. 그러므로 꼭지와 밑동을 넉넉하게 잘라내고 그나마 덜 쓴 중간 부분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새콤달콤한 피클을 담거나 소금물에 재워 오이지 장아찌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쓴 맛 제거 방법
요리를 하기 전 쓴 맛을 없애는 방법도 있는데, 껍질을 벗긴 다음 연한 소금물이나 연한 식초물, 혹은 얼음물에 10-20분 정도 담가 두면 된다. 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쓴맛이 강하다면 굳이 무리해서 먹지 말고 피부 마사지용으로 이용하자.
참고로 오이는 미백, 노화 방지, 여드름, 습진, 발진의 진정, 부종 (붓기) 예방, 다이어트, 피로해소 등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
마무리
오이가 쓴 이유와 먹을 때 주의할 점, 그리고 쓴 맛 제거 방법, 요리법 등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정보를 하나 더 드리자면 오돌토돌한 돌기에 농약이 잔류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잘 세척하고 돌기를 제거한 후 먹는 것이 좋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양상추 붉게 변한 부분 먹어도 될까? 효능/씻는법/보관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