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 식탁 위의 소박한 교육
붉은 고기를 툭툭 썰어 올린 정육점의 저울을 지나, 팔딱거리는 생선을 내리치는 시퍼런 칼날을 지나, 곧 깨뜨려지고 말 닭알의 서글픈 행렬을 지나면 그제야 장보기에 열을 올리는 조금은 특별한 엄마들이 있다. 봄내음이 물씬한 쑥, 냉이, 씀바귀, 햇빛을 고스란히 담음직한 제철 과일, 아이들에게 좋은 땅콩과 잣, 밥에 함께 넣을 향긋한 오곡들, 그리고 차로 달여 마실 생강까지...... 장바구니에 오로지 자연만 가득 담아가는 이들은 바로 채식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다. 이들이 차린 아이 밥상에는 여느 엄마들의 극성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어느 농부의 새참처럼 풀빛, 곡식 빛으로 소박 하디 소박한 찬에 밥일 뿐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고기 없이 어떻게 사냐고. 하지만 이들은 그렇게 키워온 아이들로 ..
2021. 7. 30.